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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근대 러시아의 학계 및 대학의 한국학 동향

Igor Tolstokulakov 사진
Igor Tolstokulakov
극동국립대학교, 교수
19세기 중엽 러시아에서 한국학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 한국학의 매우 중요하고 독특한 특징은 복잡성이다. 근대한국학은 지리, 인종학, 역사, 문헌학(필롤로지-언어학과 문학비평), 경제, 정치학 및 국가 관련 기타지식을 포함한 러시아 동방학의 세분된 분야이다.

러시아의 한국학 대가 레프 콘체비치 교수에 따르면, 유럽 및 아시아 권역의 대륙 및 섬 문화 등의 교차로에서 러시아 내 한국학 및 한국어 교육 발전은 러시아 태평양 연안 지역, 한반도 등 이웃국의 지리, 지정학, 인종·문화적 요소와 같은 여러 객관적 요소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19세기 중엽에 시작된 러시아 한국학의 역사적 뿌리를 찾아야만 한다. 러시아의 한국학 역사는 길고, 때로는 격동적이었다. 19세기 중반부터 러시아 한국학은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했다.

- 1단계: 러시아 차르 시대(19세기 중반~1917) 한국어와 한국에 관한 학습에 체계적인 인식의 시작
- 2단계: 구소련(1917~1945)에서 인문학으로서의 한국학의 형성
- 3단계: 소비에트 고대 동방학의 독자적 분야로서 한국학 형성(1954~1990)
- 4단계: 근대 러시아의 복잡하고 실용중심 과학적 학문으로서의 한국학 발전기(1990년 이후)

일부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러시아 내 한국학을 학계와 대학 내 한국학으로 크게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러시아 학계의 한국학. 러시아 과학아카데미(RAS)에 속하는 과학연구원 10곳에서 한국학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한국 관련 박물관은 4곳, 주 및 지역 문서보관소가 20개 이상 있다.
러시아 대학의 한국학. 30개 이상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관련 학과가 운영되고 있다. 그중 세 개 대학(모스크바 대학교,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극동연방대학교)은 한국 관련 교육 및 과학 프로그램을 갖추어서, 교육기관일 뿐 아니라 과학센터로서도 저명하다. 상기 대학들은 한국학의 여러 분야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연구를 위한 자체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2004년, 한국 관련 교육 및 과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요 러시아 대학이 러시아한국학대학연합(RAUK)를 설립했다. 7개 대학이 RAUK의 회원이다.

러시아 대학에서 발간하는 한국학 관련 정기간행물은 세 개이다.
- 『러시아한국학대학학회지』(MSU, 모스코바)
- 『한국어 및 문화센터 학술지』(상트페테르부르크 SU, 상트페테르부르크)
- 『극동연방대학한국연구센터학술지』(FEFU,블라디보스토크)
연구소의 연구인력이 고령화되면서, 러시아 한국학의 중심이 대학으로 차츰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한 예로 극동연구소 RAS와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개최하는 연례한국학학회가 있다. 이 두 학술대회가 근대러시아 한국학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15년간 러시아의 한국어 교육 발전 과정에서 또 한 가지 경향을 찾을 수 있다. 러시아 극동에서 한국학을 주도했던 전통적 중심지(모스크바, 상트페테르브루크, 블라디보스토크)를 보전함과 더불어, 한국어 지식을 가진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시베리아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한국학에 중점을 둔 다수의 신설 고등학교를 찾을 수 있다. 여러 대학이 한국에 특화된 젊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기지가 되었다. 이들은 우수한 언어 및 전문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졸업 이후 학계에 남기를 거부하고, 실용적인 분야로의 진출을 선호한다.

이러한 경향을 종합해본다면, 러시아 내 한국학의 전망은 좋지 않다. 러시아 내 근대 한국학이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어려움과 문제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있고, 본인도 이에 동의한다.
● 러시아 대학 내 한국 관련 교육과정, 특히 언어 외 한국 관련 주제의 교육과정이 학생 매뉴얼로 잘 정리되어 있지 않다.
● 한국을 주제로 한 수준 높은 과학적 논문의 간행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 대학 졸업 후, 한국 관련 분야의 직업 활동을 하는 학생은 소수이고, 졸업 예정자 대부분 러시아를 떠나 해외 취업이나 혹은 실용적 분야에서 각자의 커리어를 만들고 싶어 한다.
● 근대 시기의 선도적인 러시아 한국 전문가들, 특히 학자들이 연로하여 은퇴하고 있다.
● 러시아 내 한국학의 정보화 분야에서의 일이 많다. 현재 선도적인 교육 및 학술 센터(특히 RAUK 회원과 연구소)의 경우 인터넷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콘텐츠 면에서 열악하다. 웹페이지의 수 자체가 적다.
● 러시아어로 된 전자 도서관을 만들거나 혹은 최소한 한국 관련 연구소 및 교육기관 도서관 소장 한국 관련 자료의 전자 카탈로그를 만들 필요가 있다.
● 지명도가 높은 국제저널과 한국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러시아 한국학자가 극히 적다.
● 최근 러시아의 한국학 관련 정치학, 경제와 관련하여, 구조적 불균형이 존재함을 명백하게 느낄 수 있다. 한국 역사, 인종학, 문화 분야의 전문가 및 학생의 수가 매년 감소한다.
● 매우 심각한 문제는 문법 이론, 언어역사 및 한문을 전공하는 한국어 언어학 전문가가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

상기 언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러시아 내 한국학 발전의 단기적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러 방법 중 하나는 과학적 연구를 강화함으로써 실용성 중심의 한국학이라는 현 불균형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한국학 학계와 대학 분과에 상당수의 젊은 인력이 충원되어야 할 것이다.

[ 2017년도 한국학국제학술회의 발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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