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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가치: 글의 힘과 자신의 언어로 한국 이해하기

케이팝(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불교 수필과 정치 풍자 같은 한국 문학도 조용히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한국 문학의 성장을 방해하는 몇 가지 장애물이 있었다. 안선재 교수(Anthony)는 세계인들이 아직 한국 근대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1910~1980년에 걸쳐 한국은 일제 강점기, 전쟁, 독재를 겪었다. 이 기간에 한국 문학은 엄격한 검열과 통제를 받았으며 성장은 저해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한류의 화려함에 가려져 한국 근대사의 이면을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우선 한국은 일본에 의해 강제 지배를 당했다. 이 기간에 한국의 언어와 문화가 금지 조치를 받으면서 한국인은 한 세대 동안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 이후에 등장한 한국 정부는 글의 힘이 정치적 권위에 도전한다고 생각했다.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에드워드 불워 리튼은 1839년 자신의 사극 리슐리외 추기경(Cardinal Richelieu)에서 처음으로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 시기에 김지하 시인은 시를 통해 독재 치하에 있는 시민들에게 정치적 행동을 고취시켰고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정부에 대항하는 작품을 발표하면서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

이 시기에 한국 작가들은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일본 문학에 가려져 있는 한글을 사용해 작품을 써야 했기에 무척 힘들었다. 전쟁 후 한국 사회는 폐허가 되었고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다. 검열로 인해 국가 정체성 회복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작가들은 작품에 이런 트라우마를 반영하면서 어떤 '목소리'를 어떻게 '한국적인 스타일'로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했다. 초기 작가 상당수는 순수함 상실, 고난, 부패, 인도적 행동, 가난으로 핍박받는 어려운 현실에 희망을 주는 친절함 등을 반영한 리얼리즘을 주로 채택했다. 현재 번역되고 있는 작품 대다수는 한국의 독특한 삶의 경험을 빈자와 부자의 이야기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궁극적인 경제적, 문화적 승리와 대조되는 비극과 사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 경험이 문학에 반영될 때 그 중요성은 독자들이 인간으로서 중요한 부분인 복잡성과 역설을 연구할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 스스로 세상에 질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선함, 잠재력, 인간 본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인간의 악함, 한계, 부족함을 표현하면서 세상에 대한 그들의 의견과 이해를 형성하게 된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문학 작품이 번역되기 시작했고, 이제 세계인은 그들의 눈과 언어로 한국 문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작가와 독자의 관계는 가깝고 투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성공, 아름다움, 편리함, 기술로 가려져 있던 다른 세계에 완전히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 문학은 한류만큼이나 매력적이며 그 이상의 감흥을 줄 수 있고 독자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한국 사회의 예의를 넘어선 친밀함을 맛볼 수 있다.

‘엄마를 부탁해'로 문학상을 받은 신경숙 작가는 "다른 국가 사람들에게 한국 문학은 신선해 보이며 그 지위도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높다. 한국 문학에 표현된 인간미와 공동체 의식에서 대리만족을 찾는다."고 언급했다.

언어적 장벽이 때론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독자는 문학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생각에 담긴 친밀한 순간을 이해할 수 있다. 작가의 언어로 한국에 대한 작품을 읽을 수 있어야 독자는 한국의 역사와 투쟁이 작품에 영향을 미친 방식을 반추하고 그 경험에 가치를 둘 수 있다.

처음 소개하려는 작가는 법정 스님이다. 친구에게 법정 스님이 쓴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었다. 이 책은 한국 스님이 자연과 관계에 대한 자신 생각을 글로 묶은 산문집이다.

두 번째 소개하려는 책은 아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2007년 송해성 감독이 연출하고 강동원과 이나영이 주연으로 나오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Maundy Thursday)'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에 감명을 받아 스토리에 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알아보니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셀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Our Happy Time)'이 원작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아름다운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사랑, 인생, 용서의 힘에 대한 강력한 반향을 갖고 있었다. 책에는 뚜렷한 감정적 긴장감이 담겨 있었으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더 알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그 후에 한국 작가의 작품을 여러 권 읽었지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살아있는 것들은 다 행복하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한국적 정서를 보여준 첫 작품들이었다. 이 법정 스님의 책은 한국 정서의 특징뿐만 아니라 사고 형성에 있어 자연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도 제공해 주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은 오래 지속된 트라우마에서 존재하는 감정적 단절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 외에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황선미의 아름다운 이야기인 '마당을 나온 암탉', 김영하의 오싹하고 어두운 내용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등을 읽었는데 모두 나름의 언어로 한국 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고 있었다.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 문학의 번역 문제가 전면에 떠올랐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최근 기사에서 '한국 문학은 작은 연못에 있는 큰 물고기이다.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전 세계 독자에게 소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새롭게 취임한 국제 PEN 한국본부 손해일 이사장은 “한국 문학도 케이팝처럼 언젠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한국 문학은 더 많은 독자와 만나야 하지만 번역 문제로 다른 언어 독자의 공감대를 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대산문학상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개 장르(시, 소설, 드라마, 비평, 번역)로 구분하여 각 부문 수상작은 번역하여 해외에서 출판하고 있다. 2019년에는 80개 작품이 22개 언어로 출판되었다. 번역의 중요성은 몇 년 전부터 언급되었다. 뛰어난 번역 수준을 보여주는 채식주의자는 한국 작가가 인지도를 얻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제대로 번역되지 못하면 책의 독특한 개성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지금은 한국 문학에 있어 중요한 시기이다. 한국 문학은 한류의 일부가 되어 한국의 문화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올해 9월 이문열 작가의 단편 '익명의 섬'이 뉴요커(New Yorker Magazine)지에 실렸다. 이 작품의 한국 출판사인 민음사는 "이문열 작가의 작품 게재는 그의 문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동시에 한국 작품이 세계 문학 무대에 진출하는 뜻깊은 의미를 가진다."고 언급했다. 한국 작가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영어 같은 다른 언어로 한국 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주고 싶다.

- 도서 관련 행사와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는 작가들에 대한 투자
재미 교포 작가이자 '파친코(Pachinko)의 저자인 이미진은 올해 말 호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런 방문은 독자와의 관계 형성과 새로운 독자 확대에 필수적이다.
- 한국 관광 웹사이트와 정부 웹사이트에 한국 작가 목록을 올리고 홍보하기
한국 작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작가 약력 및 작품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서 확실한 출처와 도서 위치를 공유해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작가를 찾아 작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호주 도서관에 유명한 한국 작품의 번역본 목록을 제공
현재 호주 도서관에는 한국 작가의 책이 거의 없다.
- 소셜미디어 / 블로그를 이용해 한국 문학을 홍보
- 무료 전자책
한국 정부 웹사이트, 관광 웹사이트 혹은 킨들 같은 전자책 스토어를 통해 사람들이 한 달에 한 권 무료로 한국 문학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제공한다.
- 북 위크
호주 북 위크와 연계해 어린이 독자들이 한국의 아동 문학을 접할 수 있게 연결한다.
- 페스티벌 개최
국제적인 작가 및 영어/한국어로 진행하는 문학 축제 혹은 KCON 같은 K-페스티벌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지원한다.
- 보조금
호주에 거주하면서 호주 학교와 대학을 방문하며 한국 문학을 홍보하는 작가들에게 보조금 지급

위와 같은 전략을 통해 호주 사람들은 한국 문학을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단순한 교역 관계를 넘어 깊고 의미 있는 문화적 연결로 이어지게 되며 글이 관계 형성과 자신의 언어로 진실된 목소리를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우수상]
Martine Shelton

(활동국가 :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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