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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중국 북방지역의 한국학 교육 연구 동향 분석

이해영
중국해양대학, 교수
중국 북방지역은 그 지리적, 역사적 관계로 하여 중국 내에서 한국학 교육과 연구가 가장 일찍 시작되었으며 현재 총 16개 성시의 591개 4년제 대학교 중,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대학은 총 69개이다. 북방지역의 한국학과는 1949년 8 월, 원 국립동방어문전문학교와 통합하여 설립된 북경대학교 동방어문학부 조선어전공, 거의 동시기인 1949년 3월 설립된 연변대학 조선어문학과를 시작으로 개혁개방 이전에는 해방군외국어대학, 대외경제무역대학, 중앙민족대학, 북경 제2외국어대학 등 6개 대학에 설립되었다. 그 후 한중수교를 기점으로 특히 2000년을 전후하여 북방지역 특히 북경지역과 산동성을 중심으로 한 각 성시의 대학교들에서는 앞다투어 한국학과를 개설하고 2004년 무렵부터는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기 시작하면서 2015년경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2015년 이후부터 한중간의 정치적 파동, 경제적 변화 및 중국 대학교육 환경의 개혁 등으로 하여 현재 중국의 한국학은 심각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여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되었다. 본고에서는 한국학과가 설립된 북방지역 대학 중, 사립대학 19개를 제외한 50개 대학 중, 38개 대학의 한국학과에 대해 교수진, 학부생 정원, 학부 교과과정, 대학원생 육성, 연구업적 등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통해 현재 위기의 상황에 놓여있는 중국 북방지역의 한국학 교육, 연구 현황과 현존하는 문제점을 점검해보고 나름대로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하였다.

1. 문제 제기

중국 북방지역은 그 지리적, 역사적 관계로 하여 중국 내에서 한국학 교육과 연구가 가장 일찍 시작되었으며 현재 총 16개 성시의 591개 4년제 대학교 중,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대학은 총 70개이다. 논의에 앞서 우선 한국학의 범주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본고에서는 현재 중국 대학의 한국어과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 위기와 도전 속에서의 방향 전환 모색과 관련하여 한국학의 범주를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문화 등 전통적인 인문학의 범주에서 조금 더 확장하여 한국정치, 한중관계 및 한국경제도 일부 포함시키고자 한다.

북방지역의 한국어과는 1949년 8월, 원 국립동방어문전문학교와 통합하여 설립된 북경대학교 동방어문학부 조선어 전공, 거의 동시기인 1949년 3월 설립된 연변대학 조선어문학과를 시작으로 개혁개방 이전에는 해방군외국어대학, 대외경제무역대학, 중앙민족대학, 북경 제2외국어대학 등 6개 대학에 설립되었다. 그 후 한중수교를 기점으로 하여 1995 년을 전후한 시기에 북방지역 특히 북경지역과 산동성을 중심으로 한 각 성시의 대학교들은 앞다투어 한국어과를 개설 하였고 2000년, 2005년, 2010년을 전후한 시기에도 북방지역 한국어과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2004년 무렵부터는 각 대학 한국어과가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기 시작하면서 2015년경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2015년 이후부터 한중간의 정치적·경제적 파동과 갈등 및 학부제 시행, 대학 내 자유 전과 제도 실시 등 중국 대학교육 환경의 개혁 등으로 하여 현재 중국의 한국학은 심각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였으며 일부 대학의 한국어과가 폐과되고 학부생 정원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되었다. 북경연합대학 한국어과, 북경공업대학 한국어과가 잇따라 폐과되었고 2019년에는 서북정법대학 한국어과가 폐과되었으며 현재 청도이공대 한국어과가 2년째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고 폐과 수순을 밟고 있고 산동성 린이 대학의 경우는 격년제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2010년을 전후한 시기까지 학부 신입생 정원을 기본으로 50~60명에서 많게는 200~300명으로 모집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북방지역의 한국어과는 2021년 현재 신입생 기본 정원이 대부분 30명선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중국 대학의 학부제 도입 등 대학의 교육 생태환경의 변화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신청자 수가 급감하여 격년제로 학생을 모집하거나 혹은 곧 학과 폐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학부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학교도 있다.

한국어과의 한국학 대학원생 모집 정원 역시 중국 대학교의 "학문 목적 대학원생 정원을 감소하고 번역 등 실용 목적 전공 석사생 정원을 급격하게 증가"하는 운영방침의 영향으로 전성기 때의 10여명에서 현재 6명 내외 혹은 3, 4명 내외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중국 대학의 한국학 교육이 한중간의 정치적 관계의 변화, 경제적 변화, 중국 대학 교육환경의 변화 등 변수의 영향으로 모집 정원이 대대적으로 감소하고 일부에서는 폐과가 되기도 하는 등 위축되고 있는 상황인 것에 비해 한국학 연구는 프로젝트 수주, 핵심 학술지 논문 게재, 저서 출간 등 면에서 비교적 온당한 발전을 지속하고 있으며 한국어과의 모집 정원 등 한국학 교육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 초반 내지 2010년 전후한 시기에 비해 오히려 연구성과의 질적 양적 측면에서 뚜렷한 성장을 보이고 있음과 동시에 전반적으로 교수진의 연구력이 상당히 제고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00년 초반 내지 2010년을 전후한 시기에는 연변대학과 북경 중앙민족대, 북경대, 상해복단대 등 4 개 대학만이 한국학 박사학위 수여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북경외국어대학, 상해외국어대학, 산동대학, 남경대학, 중국해양대 학, 대외경제무역대학, 북경어언대학, 호남사범대 등 대학들에도 한국학 박사학위 수여권한이 부여되었으며 중국 내 한국학 박사학위 수여 권한을 가진 대학은 현재 총 12개에 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국학 교육과 연구의 비대칭 내지 불균형은 어디서 기인한 것인가? 이것을 단순히 교육과 연구의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본고에서는 한국어과가 설립된 북방지역 대학 중에서 사립대학을 제외한 48개 대학 중, 홈페이지 접근이 가능한 43개 대학의 한국어과에 대해 교수진, 학부생 정원, 학부 교육 커리큘럼, 대학원생 육성, 연구업적 등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통해 현재 위기의 상황에 놓여있는 중국 북방지역의 한국학 교육 현황과 이에 반해 일정한 질적 및 양적 성장을 이룩한 한국학 연구 현황 및 현존하는 문제점을 점검해보고 나름대로 향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제시해보고자 한다.

2. 중국 북방지역의 한국학 교육 현황

북방지역은 중국에서 한국학이 가장 일찍 시작된 지역으로 현재 총 70개 대학에 4년제 한국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그중 사립대학 19개를 제외하면 총 51개 대학에 한국어과가 개설되어있다.

한국학이 가장 일찍 세워진 대학은 북경대학과 연변대학인데 두 대학 모두 새중국 건국 이전에 한국어과가 개설되었다. 개설 초기 북경대학의 조선어과는 그 소속 자체가 동방언어문학학부로 되어있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동방학의 한 영역으로 출발하였고 모집대상은 조선족이 아닌 타민족 학생이었는바 이는 외국어 및 외국학으로서의 한국학 교육이었다. 연변대학의 조선어문과는 어문학부 소속으로 연변대학 자체가 동북지역 조선족의 대학교육을 위해 세운 민족대학으로 출발했듯이 조선어문과의 모집대상 역시 조선족이었는바 이는 외국어 및 외국학으로서의 한국학이 아니라 민족학으로서의 한국학이었다. 실제로 연변대학이 외국어 및 외국학으로서의 조선어과 즉 한국학과를 개설한 것은 1972년이었다. 여기서 잠깐 주목할 것은 초기 북경대학의 한국학 전공의 명칭이 조선어과로 되어있는 점인데 실제로 현재까지도 북경대학을 포함하여 중국 대학의 한국학 전공은 그 명칭이 조선어과로 되어 있으며 이는 중국대학이 학부에서의 한국학 교육의 목표를 언어기능 중심에 두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라 하겠다.

그 뒤를 이어 개혁개방 이전에 설립된 한국어과들로는 대외경제무역대(1952), 중앙민족대(1972), 북경제2외대(1972), 해방군외국어대 등이 있다. 이중 중앙민족대 조선어문과 역시 모집대상이 조선족 학생들이며 민족학의 성격을 띠고 있다.

1992년 한중수교를 기점으로 북방지역에는 한국어과가 우후죽순처럼 설립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들의 출현 시기를 대개 1990년대(1992~1999), 2000년대 초반(2000~2005), 2005년 이후(2006~현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990년대 설립된 한국어과들로는 산동대학 위해 캠퍼스(1991), 산동대학 제남 캠퍼스(1992), 중국해양대학(1992), 청도대학(1992), 연대대학(1994), 산동사범대학(1994), 노동대학(1999), 북경외국어대(1994), 북경어언대(1995), 천진 외국어대(1994), 요녕대학(1993), 대련외국어대(1995), 길림대(1993), 흑룡강대학(1996) 등의 한국어과들이다. 지역별 분포로 보면 한중 수교 이후 1990년대 한국어과가 가장 많이 신설된 지역으로는 산동성인데 총 7개 대학에 한국어과가 신설되었으며 그 다음은 베이징에 2개, 요녕성에 2개, 천진에 1개, 길림성과 흑룡강성에 각각 1개씩 설립되었다. 이처럼 한중 수교 이후 1990년대 산동지역에 한국어과가 7개나 신설됨으로써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신설된 주요 원인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한국과 인접한 지리적 인접성 및 산동성의 한국기업 유치로 인한 한국기업의 산동성 대거 진출에 의한 경제적 측면의 수요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설립된 한국어과들로는 천진사범대학(2002), 하북대학(2004), 요동학원(2002), 길림재경대학(2005), 치치할대학(2002), 제남대학(2000), 청도농업대학(2005), 곡부사범대학(2005), 위방학원(2004), 정주 경공업대학(2005), 서안외국어대학(2004) 등의 한국어과들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2000년대 초반을 시작으로 북경지역은 한국어과가 더 이상 개설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실은 북경연합대와 북경공업대는 2000년대 초반에 짧은 기간 개설되었다가 선후로 폐과되었다. 2000년대 초반에도 여전히 산동성에 4개가 신설 되어 가장 많이 개설되었으며 특기할 사안은 하북성 보정시의 하북대학, 하남성의 성소재지인 정주의 정주경공업대학, 섬서성의 성소재인 서안의 서안외국어대학에 한국어과가 신설됨으로 하여 하북성, 하남성, 섬서성 등 한국과는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 져있고 큰 연고가 없는 북방 내륙지역에 한국어과가 개설되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의 한국어과의 발전 상황에서 주목할 점은 북경지역은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한국어과가 신설되었다가 폐과되는 등 정체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에 비해 산동성은 지속적으로 한국어과가 대량 신설되고 있었으며 하북성, 하남성, 섬서성 등북방 내륙지역에 한국어과가 신설되기 시작한 것이다.

2005년 이후 신설된 한국어과들로는 하북경제무역대학(2010), 대련민족대학 (2008), 통화사범학원(2009), 길림사범대학(2006),장춘사범대학(2006), 길림경찰학원(2010), 길림농업과학기술학원(2018). 할빈공업대학 위해 캠퍼스(2007), 가목사대학(2009), 할빈사범대학(2007), 목단강사범학원(2008), 청도과기대(2006), 청도이공대(2006), 산동과기대(2012년), 산동이공대(2007), 료성대학(2006), 린이대학(2010), 산동공상학원(2008), 서북정법 대학(2014), 등 대학의 한국어과들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비록 북경지역 에서 북경연합 대와 북경공업대가 폐과되는 상황이 출현하고 있었지만 산동성과 동북삼성 지역에서는 여전히 한국어과가 양호한 발전상황에 놓여 있었으며 적지않은 대학들이 한국어과를 신설한 점이다. 그런데 2010년 이후, 북방지역에 신설된 한국어과는 산동과기대, 길림경찰학원, 길림농업과학기술학원, 서북정법대 한국어과 등 네 곳인데 이마저 서북정북정법대는 2019년에 폐과되어버린다. 또한 2006년에 설립된 청도이공대는 2020년부터 학부생 모집을 중단하고 폐과 수순을 밟기 시작했으며 2006년 설립된 료성대학 역시 2019년부터 현재까지 3년간 학부생 모집이 중단된 상황이다. 린이대학은 학부제 시행의 여파로 인해 올해부터 격년제로 학부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하였다. 2010년 이후부터 북방지역 한국어과들이 비약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정체와 부진을 겪고 있으며 2015년 이후부터는 학부 신입생 모집 정원 등 면에서 상당히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한국어과가 개설된 북방지역 대학 중, 중국의 대학 및 전공 순위 평가 중, "211", "985", "쌍일류대학", "국가일류전공"에 모두 속하는 대학들로는 북경대, 산동대(제남), 중국해양대 세 대학이다. 여기서 잠간 국가일류전공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2019년부터 향후 3년간 추진하기로 한 중국 국가 교육부의 일류전공에 선정된 전국의 한국어과는 2020년 현재 총 13개인데 그중 북경대, 상해복단대, 산동대(제남), 중국해양대는 "일류대학", "985", "211" 대학임과 동시에 한국어과가 국가일류전공이다. 네 대학 중, 상해복단대를 빼면 북경대, 산동대, 중국해양대 세 개 대학이 북방지역 대학이다. 그 외 국가일류전공에 속하는 한국어과들로는 연변대, 대련외대, 상해외대, 북경외대, 광동외어외무 대, 천진외대, 북경어언대, 천진사대, 호남사범대 등 9개 대학 한국어과들인데 이 중, 북방지역에 속하는 대학들로는 연변대, 대련외대, 북경외대, 천진외대, 북경어언대, 천진사범대 등 9개 대학 한국어과들이다. 두 부류 모두 수치상 북방 지역 대학들이 월등히 우세를 차지한다. 이는 그만큼 북방지역 한국학의 역사가 오래됨으로 하여 교육적, 학적 축적이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다시 중국 교육부의 대학 등급 평가로 돌아와 보자. "985", "쌍일류대학"은 기본적으로 종합대학이며 여기에 속한 42개 대학은 중국 국내 대학 탑순위에 이르는 대학으로 볼 수 있고 국가 교육부의 막강한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제도, 운영 등 면에서 다른 대학들에 비해 보다 합리적으로 잘 정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하위에 있는 "211" 대학에는 100개 대학이 속해있는데 종합대학과 외국어대학 및 지역적 분포 등을 고려한 민족지역의 대학 등이 속해있는데 이들 100개 대학 역시 기본적으로 국가 교육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제도, 운영 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211"대학에 속해있는 대학의 한국어과는 지방 정부 소속의 대학에 비해 예산, 제도, 운영 등 면에서 안정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11"대학이 아니지만 국가일류전공으로 선정된 대학의 한국어과 역시 안정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북방지역 한국어과들을 분류해볼 때, 북경대학, 산동대학(제남), 중국해양대는 "211", "985", "쌍일류대학", "국가일류전공"에 모두 속한다. "211", "985", "쌍일류대학"에 속하는 대학들로는 중앙민족대, 길림대, 할빈공대(위 해) 세 대학이며 "211"에 속하는 대학들로는 북경외대, 연변대, 산동대(위해), 요녕대학, 대외경제무역대 등이다. 이들 "211" 이상 대학 중, 한국어과가 국가일류전공에 속하는 대학들로는 북경외대, 연변대, 산동대(위해), 대외경제무역대등 4개 대학이다. 등급은 "211"대학이 아니지만 한국어과가 "국가일류전공"에 속하는 대학들로는 북경어언대, 천진사범대, 천진외대, 대련외대 등 네개 대학이다. 그러므로 위의 대학들의 한국어과는 적어도 예산, 제도 등 측면에서 중국 국가 교육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안정권에 들어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외 "211"도 아니고 "국가일류전공"에도 들어가지 못했으나 전통적인 외국어대학으로 개혁개방이전인 1972년에 개설되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북경제2외대 역시 외국어대학의 특성상 안정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북방지역 대학 중, 북경외대, 북경제2외대, 천진외대, 대련외대 등 4개 대학이 전통적인 외국어대학들인데 이들 외국어대학 소속의 한국어과들은 대학 자체의 성격, 교육 목표 등 원인으로 상당히 안정적이며 특히 희귀 어종이 많은 이들 외국어대학의 특성으로 하여 이들 외국어대학 소속의 한국어과는 오히려 대학 내에서 다른 희귀 어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크고 높은 위상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외국어대학의 특성상 전통적인 외국어대학의 경우 한국어과의 신입생 모집 정원 등 측면에서 2000년 초반의 전성기 때에 비해서는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발전을 지속할 수있는 좋은 여건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 북경대학교의 경우는 종합대학이지만 국가 전략상 외국어학원 즉 단과 대학 내에 개설된 어종이 많고 희귀 어종이 많으므로 하여 한국어과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외국어학원 내에서 위상이 높은 편이다.

교수 역량의 경우, 북방지역 각 대학 한국어과 전임 교사 수는 대부분 학과가 10명 내외이며 적은 경우는 5명 내외인 대학도 몇 있고 많은 경우는 대련외대 한국어과가 25명, 료동학원이 23명, 연변대학 조문학부가 24명, 조선어과가 15명, 산동대학(위해)가 15명이다. 여기서 한가지 특기할 사안은 북방지역 대학의 대부분의 한국어과의 경우 높게는 교사의 90%, 낮더라도 70%는 박사학위 소지자이며 이는 대학 내 타 학과 특히 같은 외국어 계열의 영어과나 일어 과, 불어과, 독어과 등 학과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이는 한국어과가 이들 외국어계열의 타학과들에 비해 신설된 학과로서 대부분 2000년 초반이나 지어는 2005년 이후에 개설됨으로 하여 교수 임용 당시의 요구 표준 자체가 박사학위 소지자 이상이었다는데 주요 원인이 있으며 2000년 이전에 개설된 학과의 경우에도 초기 학사, 석사로 부임하였던 노교수들이 정년을 했고 당시 석사로 부임했던 청년 교사들의 경우는 대부분 한국 내지 국내 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이수하였기 때문이다. 60세 정년(박사지도교수 65세)인 중국 대학 교수 정년 연령에 비추어 현재 이미 60년대생 출신의 교사가 가장 원로 교사이고 70년대가 중견이며 이미 80년대 출신 교사들이 상당부분 임용돼있으며 90년대 출신의 임용도 시작되고 있는데 70년대 출신의 경우 대부분이 박사학위 소지자로 대학 전임 생활을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 출신부터는 박사학위가 없으면 대학 전임교사 임용이 불가한 상황이다. 또한 한국과의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한국어과 전임 교사들의 박사학위 취득율이 타 학과에 비해 높으며 특히 해외 박사의 취득율이 국내 박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의 박사학위는 현재 박사학위 수여 권한을 획득한 대학이 매우 제한적인 데다가 박사 지도교수 자격도 엄격한 심사를 거쳐 획득하므로 박사 지도교수가 매우 희소하며 또한 제2외국어 시험 등 박사 입시를 거쳐 입학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박사 입학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박사 신입생 정원이 매우 제한되어있어 박사지도교수 1명당 1년에 박사생 1명밖에 모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학 박사지도교수가 타 대학에 비해 많은 연변대학 조문학부의 경우는 박사 신입생 정원이 박사 지도교수보다 적어 부득불 박사 지도교수들이 격년제 모집을 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한국어과의 경우 한국 출신 박사의 비중이 국내 출신 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으며 지리적 경제적 원인으로 해외 유학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타학과에 비해 박사 비중이 월등히 높다.

한국어과 교사들의 직함 구조를 놓고 볼 때, 교수 직함을 획득한 교사 수는 대부분 학과가 1명에서 3명 정도로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교사 수가 많은 대련외대와 연변대학 조문학부 및 조선어과, 산동대학(위해)의 경우 교수 직함을 획득한 교사의 수치도 각각 7명, 10명, 5명, 5명으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료동대학의 경우는 교사수가 23명인데 비해 교수 직함을 획득한 교사 수사 2명에 그쳐 교사 수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교수의 비중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할빈공대(위해), 대련민족대, 길림사범대, 할빈사범대, 제남대, 청도이공대, 산동이공대, 청도 농업대, 산동사범대, 곡부사범대, 산동과기대, 린이대, 청도대, 정주경공업대, 길림재경대 등은 현재 교수 직함 획득 수가 0인 상황이다. 학과 교사 중에 교수 직함 획득자가 없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 그 하나는 해당 학교의 직함 평의 시스템이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하여 한국어과 교사들의 연구업적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여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 둘은 한국어과가 설립된 지 얼마 안되는 연소한 학과의 경우, 아직 연구성과의 축적이 부족하여 교수 직함자가 나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셋은 한국어과의 교사진 연령 구조 등 TO 건설이 합리적이지 못하여 노교수가 정년하면 당장 교수직이 비는 경우이다. 그 넷은 한국어과 교사들의 연구력의 부족으로 교수 직함 평의 등 대학 내 타 학과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이다. 혹은 이 여러 가지 원인이 종합적으로 작동한 경우일 수도 있다. 4장에서 상세히 분석하겠지만 여기서 특히 학교의 직함 평의 시스템의 불합리 내지 미비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그것은 오랫동안 중국 내 각 대학 한국어과에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한국 등재지에 대한 불인정 문제이다. 교수 역량 면에서도 역시 "211" 대학 이상 혹은 "국가일류전공"에 선정된 대학 등 안정권에 들어 있는 대학들이 직함 구조, 연령 층 등 면에서 비교적 합리적으로 구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안정권에 든 대학을 포함하여 북방지역 대학의 거의 모든 한국어과들은 앞서 문제 제기에서도 서술했지만 2015년부터 한국어과 신입생 정원의 대대적인 감축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물론 한국어과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신입생 정원이 많게는 200~300명에서 적게는 50명~80명을 선을 웃돌던 양적 팽창 현상이 한국어과의 발전에 바람직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냉정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도한 양적 팽창이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깨뜨린 것은 아닌지 혹은 이러한 양적 팽창이 결국은 거품 현상으로 현재가 오히려 거품이 빠지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인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런 한국어과 신입생 모집 정원의 감축 내지 위축의 원인이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주로 한중간의 정치적 갈등과 파동에 따른 파행적 한중관계로 인한 양국 국민 간의 상호 불신의 문제, 한중간의 경제적 갈등, 중국 대학 교육제도의 개혁에 따른 학부제 시행으로 인한 한국어과 신청자 유치의 어려움,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대학들이 내세운 자유 전과제도(신입생들이 입학 시의 전공에서 자유롭게 타전공으로 옮기는 것을 허락) 등에 기인한 것으로 모두가 외적 객관적 원인에 의한 구조적 문제로 한중간의 정치, 경제적 관계는 물론이고 대학의 제도 역시 대학 자체의 수정이 있기 전까지는 근본적으로 변화가 불가하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한 현재 상황에서 그나마 해볼 수 있는 것은 교육목표의 조정과 교육 커리큘럼 개선에 대한 노력이다. 현대 대부분 한국어과 학부 교육목표는 천편일률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능통한 인재를 육성한다"는 식으로 되어 있으며 이러한 획일적인 교육목표에 따른 교육 커리큘럼 역시 대동소이하다. 조사가 가능한 위의 43개 대학 한국어과 교육 커리큘럼을 살펴본 결과 대동소이하며 대부분이 기초한국어, 말하기, 듣기, 쓰기, 한국사회문화(한국개황), 한국 역사, 한국고전문학사, 한국고전문학작품감상, 한국현대문학사, 한국현대문학작품 감상, 한국어문법론, 한국어개론, 한중/중한 번역 등으로 되어있으며 학교에 따라 일부 무역한국어, 한중관계, 동북아 정치사회 등을 선택과목으로 추가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육성된 한국학 인재의 상이 어떠할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어과가 출발하던 초기인 1990년대와 한국어과가 전성기에 처해있던 2010년 전후한 시기에 비해 2021년 현재는 한중간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 및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황, 국제적 환경 등에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에 대응하여 학생들의 수요도 다변화되고 있고 한국학 인재에 대한 사회와 시장의 요구도 다변화되고 있다. 이는 한국어과의 교육목표와 교육 커리큘럼의 다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할빈공대(위해) 와 산동대(위해)의 한국어과 커리큘럼은 교육목표와 교육 커리큘럼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 할빈공대(위해)의 커리큘럼을 보기로 하자.
할빈공대(위해) 한국어과는 우선 교육목표와 교육모델을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누었는데 하나는 "1.5+1+1.5"식 한국어전공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2+2"식 한국어-경영학 복수학위 전공 방향이다. 두 방향 모두 한국 대학에서의 학점 이수 등 한국대학과의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1.5+1+1.5"식 한국어전공의 경우, 우선 입학하여 1.5년 즉 1년 반을 국내에서 한국어 기초과목을 이수한 후, 교환학생으로 한국의 자매결연 대학에 가서 1년간 유학하면서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며 다시 귀국하여 본교에서 1년 반 동안 나머지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수강하는 교과목은 현재 타대학 한국어과의 교육 커리큘럼과 대동소이하며 특색은 학생들이 무조건 2학년2학기에서 3학년 1학기까지 한국의 대학에서 관련 교과목을 수강함으로써 목표어 국가의 사회 문화적 환경을 충분히 경험함으로써 살아있는 한국학을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점이다. 이는 현재 많은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사실상 유사한 프로그램인데, 대부분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그 교환 기간을 반년 내지 1년으로 유동적으로 하고 교환 시, 이수해야할 교과목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는 반면 교환기간을 명확히 정하고 이수해야 할 교과목도 보다 명 확히 함으로써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1.5+1+1.5"식이라는 하나의 교육 모델로 정착시킨 점 이다. 기초한국어 기능과 함께 한국문학, 한국역사, 한국정치, 한국문화, 한국어학 등 한국학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학사학위 취득 후, 한국에서 한국학 석사, 박사 과정에 진학하거나 혹은 귀국하여 한국학 석박사 과정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학 학문 후속 세대의 육성이라는 학적 성장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대학 한국어과가 추진하고 있는 "2+2"식 한국어-경영학 복수학위전공은 좀 더 파격적 인데 한국의 부산대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은 입학 후, 우선 2년간 본교에서 기초 한국어와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한국어 기초교과목을 이수하고 경영학 관련 기초 전공과목, 및 공공필수교과목을 이수한 후, 3학년 때 부산대학교 경영학 전공에 편입하여 경영학 관련 교과목 학점을 이수하여 양교가 공동으로 규정한 관련 교과목 이수를 전부 완성하고 학 점을 취득하여 졸업 요건과 학사학위 수여 요건에 부합되면 할빈공대(위해) 한국어과 학사학위와 부산대 경영학 학사학위를 동시에 수여 받는 것이다. 이들이 이수해야할 교과목은 공공 필수교과목 외에 전공기초교과목과 전공과목으로 나뉘는데 전공기초교과목으로는 초급한국어, 중급한국어, 한국어시청각, 기초경영학, 회계학, 통계학, 거시경제학, 창업경영 등 한국어와 경영학 관련 기초 교과목이 있으며 전공과목으로는 한국문화 읽기, 한국어 말하기 실천, 한국 어 기초 쓰기, 시장마케팅학, 금융학, 경영수학(운산학), 재무관리학, 경영정보시스템, 재무 회계, 투자론, 경영회계, 인력자원 관리, 국제경영학 등이 규정되어있다. 또한 "2+2"식 한국어-경영학 복수학위전공 관련 이수자 선발은 신입생 등록이후 일주일 내에 선발하여 정원은 10 명으로 엄격히 제한한다고 규정하였다. 전공기초과목, 전공과목 등 한국어와 경영학 복수 전공 학위 이수에 요구되는 교과목을 구체적이고 상세히 규정함으로써 학생들이 한국어의 기능적 측면과 경영학의 지식적 측면을 동시에 갖춘 융복합형 인재로 육성되도록 하는데 그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한국어과의 교육 커리큘럼이 한국어와 한국 사회 및 문화에 능통한 인재라는 한국어의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단일한 인재 육성의 한계를 갖고 있었다면 한 국어-경영학 복수학위전공은 이러한 언어기능 위주의 단일형 인재의 한계를 지양하고 한국어 에 능통하고 경영학 지식까지 갖춘 복합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는 데 그 장점이 있다. 또한 복수학위전공 방향의 선택에서 현재 중국 내에서 몇 년째 가장 인기 전공으로 자리 잡음으로써 수능 점수 선이 지나치게 높아 감히 지원 하지 못하고 또한 대학 내에서 자유로운 전과가 가능하더라도 워낙 지원자가 많아 수강선택이 제한됨으로 사실상 전과가 불가능한 경영학을 그 복수의 전공방향으로 선택한 것은 한국어과 학생들의 다변화된 선택과 졸업 후의 다양한 선택 가능성을 위해 대단히 의미 있는 조치라 할 수 있겠다.

산동대(위해)의 경우는 학과 교수진에 의거하여 전공 방향을 "번역"과 '경제무역" 두 방향으로 나눈 케이스다. 이는 산동대(위해)의 한국어과가 현재 원 한국학원에서 학과로 재편되어 동북아학원에 소속되어 있음으로 하여 교수진의 수급이 일부 수월해졌다는 점도 우세로 작용했을 것이 다. "번역" 방향의 전공 교과목들로는 한국어 말하기, 한국어 듣기, 한국어 읽기, 한국어 쓰기, 번역개론, 번역이론과 실천, 중한 순차통역, 중한 상무통역, 중한 동시통역 등이다. "경제무역" 방향의 전공 교과목들로는 경제무역 한국어, 한국어 말하기, 한국어 듣기, 중한 상무통역, 한국 경제와 무역, 국제상무담판, 국제금융, 국제무역학, 국제무역실무 등 교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번역" 방향의 전공 교과목은 번역 기능 육성이라는 목표에 맞추어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잘 구성되었으나 "경제 무역" 방향의 전공 교과목은 한국어 기능 신장 관련 교과목과 무역 관련 교과목을 적당히 혼합해 놓은 느낌이며 체계성이 떨어지고 교육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자체가 바로 교육목표와 교육 커리큘럼의 다변화를 통한 다양화되고 융복합적인 한국학 인재를 육성함으로써 학생들의 다변화된 수요에 부응하여 한국어과의 위축이라는 불리한 환경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그러나 산동대(위해)의 또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한국학 인재 육성의 기능적 측면과 융복합에 지나치게 치우침으로 하여 한국학 학사, 석사, 박사과정이 모두 개설되어있으나 정작 한국학 학문 후속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한국학 핵심 교과목들인 한국문학, 한국역사, 한국어학 등의 교과목이 빠짐으로써 한국학 석사, 박사 과정 진학을 위한 학문적 기초 준비과정이 빠져 있는 것이다. 한국학 박사과정이 개설되어있는 몇 안되는 한국학 역사가 오래된 대학이라는 측면에서 이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3. 중국 북방지역의 한국학 연구 현황

현재 한국학 교육이 2000년 전후한 시기에 비해 상당히 위축되고 정체에 빠져 있는 것에 반해 한국학 연구성과는 오히려 한국학 교육이 전성기에 처했던 2000년 전후한 시기보다 양적 질적으로 훨씬 뚜렷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각 대학 한국어과 교사진의 학력, 연구력도 선명한 제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몇 가지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앞에서도 잠깐 살펴보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비해 2010년을 넘어가면서 노교수들의 정년 등으로 한국어과 전체 교사들의 연령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남으로써 현재 60년대생 출신이 가장 원로 교수이고 70년대가 중견, 80년대, 90년대가 임용이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원로로 된 60년대생 출신 대부분도 재직 과정에 박사과정을 이수하여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70년대생은 절대 대부분이 박사학위를 소지한 상황에서 임용되었거나 임용시, 석사학위 소지자였다 하더라도 중국 대학의 교사 학위에 대한 요구조건의 강화에 따라 대부분이 박사학위과정을 이수하고 박사학위를 획득하였으며 현재 임용이 한창 진행 중인 80년대생 출신과 90년대생 출신은 박사학위 미 획득 시, 대학 교사 임용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어과 교사들의 연령 구조가 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학력 구조가 박사 학위 획득 이상으로 높아졌으며 이러한 기본 조건의 강화는 교사들의 연구력 제고와 직결되기도 하였다.

다음은 중국 대학들이 2000년 전후한 시기에 비해 교사의 연구력 및 연구업적에 대한 요구가 훨씬 강화되었는데 이는 중국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가 해당 대학 전임 교사들의 연구업적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 대응하여 각 대학들이 가장 중요한 지표로 되고 있는 전임 교사들의 연구업적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업적과 직함 승진을 막바로 연결시킴으로써 전임 교사들이 연구 업적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연구 업적 창출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들은 교수, 부교수, 전임강사 직위에 대응하는 연구업적의 양적 질적 요구를 수치화 계량화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치에 도달해야 일단은 승진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해당 지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예 승진 신청서 제출 자체가 거부되는 것이 다. 현재 많은 중국 대학의 경우 전임 교사의 연구업적 수치를 높이기 위해 특히 새로 임용되는 청년 교사를 바로 정규직으로 임용하지 않고 계약직으로 5년간 임용하거나 박사후로 5년간 임용하여 그 기간 동안 부교수 직위의 연구업적에 맞먹는 연구업적 창출을 요구하고 있으며 5년 후 해당 연구업적에 미달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는 강도 높은 요구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어과 청년 교사들도 예외없이 이런 상황에 몰려 있으며 연구업적 창출에 대한 과도한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연구업적에 대한 대학 당국의 강화된 요구가 한국학 연구성과 증진의 상당한 동인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위의 "211", "985", "쌍일류대학", "국가일류전공" 등 안정권에 들어있는 대학 한국어과 교사들의 연구업적이 상대적으로 기타 대학에 비해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데 이 역시 이러한 대학들이 제도적으로 학문연구를 독려하고 뒷받침해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교사들의 연구업적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한국학 연구성과의 축적이 상당히 이루어졌으며 해외한국학중핵대학사업, 씨앗형 사업 및 한국학 번역사업 등을 통해 한국학 연구업적을 산출할 수 있는 연구환경 및 기반이 어느 정도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한류의 영향과 동아시아 정치 경제 역학 관계 속에서 한반도의 역학적 중요성 때문에 한국문화, 한국역 사, 한중관계, 한국 경제 등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이미 보편적 연구 영역 속에서 편입되어 중국의 해당 연구 영역 속에서 일정한 지분을 차지고 있다.

다섯 번째는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중화문화권의 재구축이라는 중국의 고전학 연구의 부흥 속에서 고전한문학, 한국 고대사, 한중교류사 등이 공동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한문 자료 접근의 가능성 때문에 비단 한국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중국 고전문학 내지 중국 고대사, 한자 연구자 등 중국학 연구자들의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십여년간 급격 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연행록, 조천록, 표해록 등에 대한 연구가 그 대표적인 경우인데 중국 고전 문학 내지 중국 고대사 쪽에서는 이를 중국 고전문학의 해외 전파의 한 형태 즉 "역외 한문학"으로 명명하고 대대적인 정리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한국학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해석과 접근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중에 이제 한국 한문학이 중국 고전문학의 영향을 받았거나 한국 한문학에 수용된 중국 고전문화의 요소를 분석하는 연구를 넘어 한국 고전 역사 내지 한국 한문학 자체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중국에서 학술적 수준 평가의 주요한 지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등재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한국학 연구자들의 연구성과는 주로 한국의 KCI 등재지와 중국의 CSSCI 등재지이다. 한국의 KCI 등재지의 경우 한국 유학 출신의 박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므로 게재 논문이 분야별로 발표되었다. 중국의 CSSCI 등재지의 경우 직접적으로 한국학 연구와 관련된 등재 지가 현재 두 개뿐이며 중국 대부분 대학의 연구업적 평가가 주로 CSSCI 등재지를 중심으로 이루 어지고 있고 KCI 등재지는 인정하는 대학이 몇 안되므로 아래에 본고에서는 한국학 관련 CSSCI 등재지를 중심으로 중국 한국학의 연구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중국에서 학술지 자체의 발간 취지가 한국학 연구로 되어있는 CSSCI 간행물은 상해복단대 한국학연구센터 에서 1995년부터 1년에 평균 2기를 부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는『韓國學 硏究論叢』 하나뿐이다. 학술지 자체의 발간 취지가 한국학 연구는 아니지만 동아시아학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한국학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학술지는 연변대학에서 1984년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1년에 4기를 내는『東疆學刊』이며 이는 일반 간행물로 시작하여 2010년부터 CSSCI 등재지로 격상되었다. 2019년부터는 평가에서 등급이 하락되어 현재까지 CSSCI 후보 등재지로 되어 있다.

4. 현존하는 문제점 및 향후 발전방향

위에서 우리는 중국의 한국학 교육, 연구 현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분석을 통해 한국학 교육이 2000년대 초중반 까지 급속하게 양적 팽창을 이루다가 현재는 한중간의 정치적, 경제적 갈등과 파동, 학부제 시행 및 대학 내 자유로운 전과 허용 등 중국 대학 교육제도의 개혁으로 인한 중국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신입생 모집 정원 감축 등 상당히 심각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2000년대 초중반의 전성기의 양적 팽창이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스스로 깨뜨리는 거품 현상을 낳았다고 할 때, 이제 현재는 한국학 교육이 중국의 대학에서 하나의 확고한 인재 육성의 장으로, 학문적 영역으로 자리 잡기 위해 냉철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한중간의 정치적 경제적 역학 관계와 중국 대학의 교육제도 등 외적이고 객관적인 환경이 단시일 내에 변화 불가한 정적인 축이라고 할 때, 우리가 노력해볼 수 있는 변화 가능한 축은 교육목표와 교육 커리큘럼이다. 이런 측면에서 위에서 실례로든 할빈공대(위해)의 학부과정의 다변화된 교육목표와 교육 커리큘럼의 설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부과정과 대학원 과정을 이원화하여 학부과정은 한국학 전공 학부생들의 취직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분석하여 "한국어+경영", "한국어+중문", "한국어+국제관계", "한국어+영어" 등 복수학위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학 학문후속세대의 육성을 위해서는 학부과정과 대학원 석박사 과정의 연계를 강화하여 학부과정에서 향후 한국학 석박사과정에 진학하여 한국학 연구자로 발전하려는 뚜렷한 학문 지향성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부 과정과 대학원 과정의 연계 통합 운영을 통해 이들에게 학부과정부터 학문적 연구와 연결 고리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한국학 연구의 경우 위에서도 살펴보았지만 한국학 교육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해 현재 한국학 교육이 위축, 감축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한국학 연구는 오히려 양적, 질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연구 업적 역시 초중반에 비해 상당히 축적되어있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 각 대학 한국어과 교사진의 연령구조의 변화를 통한 체질적 개선, 중국 대학의 교수 연구업적 요구 강화, 한류의 영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한국학 연구 업적의 발표는 주로 한국 등재지 KCI와 중국 등재지 CSSCI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위에서 CSSCI와 관련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현재 CSSCI 중 한국학과 연관된 학술지는 상해복단대학의 『한국연구논총』과 연변대학의 『동강학간』인데 한국학 관련 CSSCI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위에서 최근 3년간 두학술지에 실린 한국학 논문 목록을 분석해본 결과 "한국고전인문학" 영역 논문 게재 비중이 42%로 전체 한국학 논문 편수의 근 반이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현대문학" 영역의 게재 논문 비중은 겨우 5% 미만에 달하여 심각한 불균형과 비대칭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로 한국 고전인문학이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 기반을 두고 있음으로 인하여 중국 고전인문학과 같은 뿌리를 갖고 있으며 연구대상의 공유, 연구자의 공유, 연구 시각의 공유라는 다수의 공통분모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한자와 한문학을 통한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의 재구축이라는 국가적 거대 프로젝트의 일환인 역외한문학으로 수렴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 고전인문학은 중국 학술계에서 이미 하나의 중요한 학술적인 담론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과도 갈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비해 한국 현대문학 연구는 연구대상 작품 자체가 중국인 독자 내지 연구자들에게 대단히 낯설고 생소한 영역이며 연구를 위한 기초적인 인프라 자체가 구축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한국 현대문학 영역이 중국 인문학과 공통분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국 인문학계의 관심을 끌 수가 없고 또한 한국 현대문학작품의 중국에서의 번역과 전파 역시 대단히 미약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현대문학 연구의 중국 내에서의 위상과 비겨봐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 3년간 발표된 13편의 한국현대문학 영역 논문은 "존재하지 않는 공통분모를 억지로 찾기"였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연구가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 냉정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고전인문학 연구에서의 공통분모 찾기가 갖고 있는 이중 성 내지 망점을 진지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연행록에 대한 중국 측 학자들의 연구의 대부분은 "역외한문학"의 시각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진정한 의미의 한국학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제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물론 고무적인 것은 한국고전에 대한 중국의 영향관계를 다룬 논문 및 역외한문학 시각의 논문들이 대부분이지만 한국 역사, 한국 고전문학 자체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논문들도 일부 게재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현재 중국 CSSCI를 통한 한국학 연구 성과 발표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이제 고전학 연구의 경우, 중국학의 시각에 함몰되지 않은 독자 적인 한국 고전인문학의 연구를 시도해야 하는 것과 더불어 중국 인문학과 공통분모를 찾기가 어려운 한국 현대문학 연구의 중국 인문학계에의 진출 문제이다. 이는 더는 고전문학에서와 같은 공통분모 찾기가 아니라 한국 현대문학작품의 중국에 대한 번역 전파 사업의 대대적인 확장을 통한 연구 기반 조성, 그리고 한국 현대문학작품 연구를 통해 서구의 학술연구 담론을 넘어서는 한국 현대문학 연구 자체의 선진적인 학술담론을 개발함으로써 중국 인문학계에서 담론적 우위를 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백영서 교수의 "동아시아 핵심 현장"과 같은 담론은 중국에서 상당히 큰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 등재지 KCI의 경우 중국의 많은 대학의 학술평가 체계에서 업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중국의 대부분 대학은 현재 인문사회학 영역에서 자체의 CSSCI와 SSCI, A&HCI 등만 인정하고 있으며 한국의 KCI 는 대부분 대학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북경대학의 경우는 이런 등재지에 대한 특별한 요구가 없이 외부 전문가 심사에 의해 연구업적의 질을 평가하고 있으며 산동대의 경우는 2016년 무렵까지는 "한중인문학"을 권위학술지로 인정하여 여기에 게재된 논문 1편을 중국 CSSCI 게재 논문 2편으로 인정해주었으나 2017년 이후부터는 "한중인문학"을 포함하여 한국 등재지 전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해양대의 경우는 중핵대학 수행 시, 학교 본부에 지속적인 요구를 진행하여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등재지의 각 영역별로 인용지수 60%이상을 중국 등재지 CSSCI와 동등하게 인정해준다. 또한 중국해양대학교 학술지 평가 체계에 따라 한국 등재지의 각 영역별에서 인용지수 제1위인 학술지를 중국 등재지 CSSCI의 A급과 동등하게, 인용지수 상위 10%를 CSSCI의 B급으로, 인용지수 상위 30%를 CSSCI의 C급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학의 중국에서의 위상 제고가 단순히 CSSCI에 한국학 논문이 얼마나 게재되느냐로 평가되는 것은 위의 CSSCI 게재 논문 영역간의 불균형과 비대칭을 보았을 때 상당히 문제적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중 학자 간의 학문적 교류의 지속성을 위해서도 KCI 논문 발표는 매우 필요한 부분인데 많은 중국 대학들에서 한국 등재지의 불인정으로 연구자의 대부분이 KCI 발표를 포기하는 것은 향후 한국학의 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쉽지는 않겠지만 각 대학 한국어과들에서 해당 대학들의 연구 업적 평가 체계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가깝게는 해당 학교 한국어과 교수들의 승진과 대학 내에서의 위상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멀리는 한중간의 지속적인 학문적 교류와 또한 중국 내에서 한국학 담론의 위상 제고를 위해서도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 2021년도 한국학국제학술회의 발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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