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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칠레 한국학 대학원 과정의 도전과 과제

Jinok Choi
최진옥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프로그램 Director
본고는 한국학 열세 지역인 라틴아메리카에서 현재 유일하게 운영 중인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의 실태와 과제에 대해 검토한다. 먼저,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의 현 커리큘럼 운영 사례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지역 한국학 대학원 과정 운영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그리고 새로운 커리큘럼 개편 모델을 통해 지속가능한 한국학 대학원 모색 과정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학 현실에 맞는 '강소 한국학' 모델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1. 라틴아메리카 한국학 대학원 과정의 현황

1) 한국학 열세 지역
라틴아메리카는 이른바 '한국학 열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우선 지리적으로 한국과 멀고, 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이 지역에서 한국이 갖는 비중도 낮기 때문에, 그만큼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사이의 인적 교류와 이해관계가 떨어진다.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고, 아시아나 북미와 달리 한국학이 발전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나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같은 해외 한국학 지원기관들이 해외 대학들의 한국학 수준을 평가할 때 학위 과정 개설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하나의 학문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학부나 대학원에 학위 과정이 개설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라틴아메리카 지역 30여 개국 가운데 학부 과정이 운영된 곳은 멕시코 나야리트자치대학교의 한국학과와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의 한국어문학과, 파라과이 국립교원대학교의 한국어 교육학과뿐이다. 이마저도 교수진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학과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학 활동을 하는 대학들의 실상은 주로 한국 관련 문화행사나 세미나 개최 등의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대학들에서 한국학 관련 과목을 강좌로 열기도 하는데, 교양 과목이나 부전공 과목의 학점 인정 강의로 운영되는 사례도 적은 편이다.

2) 라틴아메리카 유일의 한국학 석사과정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학 대학원 석사과정(Magíster en Estudios Coreanos)을 운영하는 곳은 칠레센트럴대학교가 유일하다. 멕시코의 COLMEX(El Colegio de México)의 아시아·아프리카 지역학센터 석사과정에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바 있으나 이후 폐지됐다.

칠레센트럴대학교는 2016년 대학원 과정 강화 정책과 맞물려 한국학 석사과정 개설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2017년 6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해외한국학씨앗형 사업('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 운영과 비교한국학 연구소 설립')에 선정되면서 인적, 재정적 밑바탕을 갖추게 됐다. 2년간의 준비를 걸쳐 2018년 4월 한국학 석사과정이 개설됐으며, 1명의 멕시코인 유학생을 비롯한 총 8명의 신입생이 등록했다. 2019년에는 5명이 선발됐으나, 콜롬비아인 유학생 1명은 비자 발급 지연, 다른 1명은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최종 등록하지 못해 3명이 입학했다. 현재 한국인 전임교수 2명과 외부 강사 5명이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1년 3학기제 총 5학기 졸업으로, 올해 말 첫 한국학 석사 배출이 예상된다.

칠레센트럴대학교는 1982년 설립된 비영리 사립대학으로, 칠레 순수 사립대학 가운데 가장 오래된 3개 대학 가운데 하나다. 재학생 규모로는 12번째다. 현재 수도 산티아고와 코킴보 지역에 있는 2개 캠퍼스에서 5개 학부 32개 전공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 1만 3천명, 대학원에 1천명 등 약 1만 4천명이 재학 중이며, 학부 교육 중심에서 나아가 연구 분야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3) 한국학 석사과정 추진 배경
일반적으로 학부 과정 개설이 대학원 과정 개설보다 전 단계로 보이지만, 학부 과정은 다수의 신입생과 교수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칠레에서는 학부 과정 개설이 쉽지 않다. 매년 학부 각 학과별 최소 20~30명의 신입생이 필요하고, 졸업생의 취업을 위한 진로가 보장돼야 하는데, 칠레에서 한국 관련 취업 시장은 매우 좁다. 이에 반해, 석사과정은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과 짧은 학위 기간에 적은 과목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칠레에서 석사 과정생들은 대부분 직장인이어서, 석사과정을 실업 상태에서 취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적다. 대부분은 기존에 자신이 전공한 영역을 확대하고 관련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석사과정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칠레센트럴대학교에서 한국학 석사과정을 한국학 발전의 현실적 방안으로 보고 시작한 이유다. 현재 칠레에서는 대학 진학자가 늘어나면서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심해지고 있는바, 대학원 진학을 통해 전문 분야를 개발하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한국학 학부 과정이 없이 한국학 석사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칠레 교육 시장과 취업 시장의 현실에 맞는 전략적 접근인 셈이다.

그동안 칠레센트럴대학교는 칠레 최대 한국어 교육 대학으로서 성장해 왔다. 2014년 8월 일반인 대상 한국어 강좌를 처음 개설한 이후, 올해까지 한국어 수강생 누적 인원이 800명을 넘었다. 2018년 4월에는 기존 한국어 단기 강좌와 별도로, 대학원의 비학위 프로그램으로 10개월짜리 초급 한국어 전문과정(Diplomado)도 개설해 37명이 등록했다. 2019년에는 수요 증대에 따라 중급 한국어 전문과정도 개설했고, 초급과 중급 과정에 총 43명이 등록했다. 또한, 2018년 11월 본교가 산티아고 세종학당 운영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본교의 한국 관련 교육 활동의 공신력이 높아졌다. 2019년 2학기부터는 학부생 교양필수 과목의 하나로 '한국어 초급 1'이 학점 강의로 추가됨에 따라, 한국어 교육이 교내 학제 시스템에 편입되는 길이 마련됐다.

이처럼, 다년간 다양한 형태의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어 학습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확대되고 있음을 먼저 인지할 수 있었다. 이에 한국어 강좌 외에도 2016년에 '한국 사회문화의 이해' 비학점 교양 강좌를 운영했으며, 2018년부터는 칠레에서 유일하게 KF 중남미 글로벌 e-school 강좌를 수신해 매 학기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국어 교육 및 한국 관련 다양한 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이 확인됨에 따라, 학교 측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끌어내는 발판이 마련됐고 한국학 석사과정 개설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2.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의 현황

먼저,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이 2018년 4월 개설 이후 운영해 온 실태를 짚어 보고, 특히 석사과정 커리큘럼을 중심으로 현재 당면하고 있는 난관을 설명한다. 칠레센트럴대학교의 사례지만, 한국학 열세 지역에서 한국학 석사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 커리큘럼은 지역학적 접근에서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포괄적이고 통섭적인 이해가 가능한 지역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구성됐다. 그래서 첫 3개 학기는 각 학기별로 사회문화 축, 경제 축, 정치 축으로 구성하였다. 즉, 1학기에는 사회문화를 중심으로 한 과목을 구성하고, 2학기에는 경제, 그리고 3학기에는 정치와 정책 과목을 배치하였다. 4, 5학기에는 논문 연구와 한-라틴아메리카 비교연구 과목을 배치하고, 자유선택 과목도 한국어 심화 과정으로 구성하였다. 라틴아메리카 유일의 한국학 석사과정인 만큼 야심찬 목표도 있었고, 한국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풀어낼 수 있도록 반영한 결과다.

사실, 현 커리큘럼의 모델은 한국이나 해외 대규모 대학에서나 가능한 커리큘럼 체제를 추구한 면이 있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다 보니, 강사진 확보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현재 한국학 박사와 사회과학 박사 학위자인 한국인 전임교수 2명이 상대적으로 폭넓은 범위의 강의는 가능하지만, 전공 분야를 벗어나는 과목까지 맡으면서 강의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를 겪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한국의 경제발전' 과목은 2018년 한국의 방학 기간에 한국인 경제 전문 교수가 방문해 강의하였으나, 이런 방식은 해당 교수의 일시적인 여건에서만 가능할 뿐 지속해서 방문을 하기 어렵고, 항공료와 체재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설사 이런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스페인어 구사가 가능한 학자가 장기적으로 체류하기란 쉽지 않다. 2019년에는 멕시코에 있는 한국 경제 관련 전문 교수가 온라인으로 실시간 수업하고, 수업 후반부에는 한국에서 유학한 MBA 출신의 보조 교수가 칠레 현지에서 학생들과 토론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이 갖는 한계도 있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지역학 기반의 커리큘럼으로 구성하다 보니 한국어 과목의 비중을 낮출 수밖에 없었는데,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에도 걸림돌이 되었다. 애초 한국어 과목을 매 학기 수준별 포함시킬 계획이었으나, 가능한 다양한 한국학 과목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한국어 1과목만 포함시켰다. 그러나 지역 전문가로 성장하기에는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이 낮고, 필수 과목에서 다루지 않는데 개인 스스로 한국어 실력을 높이도록 강제하기에는 한계가 나타났다. 일단 현 재학생을 위한 조처로 4, 5학기의 자유선택 과목으로 한국어 과목을 개설하고, 석사과정생들만을 대상으로 한국어 보충수업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필수 과목이 아니다 보니 학생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스페인어로 번역된 한국 관련 자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영어 논문과 저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한국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에 걸림돌이 된다.

아울러, 학생들 입장에서도 지역학 접근과 학제 간 연계 방식의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칠레의 경우, 대부분 학부 과정에서 전공과목 위주의 수강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타 학과 전공과목을 수강할 기회가 적다. 그러다 보니, 현재 본 석사과정에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입학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학생에게는 지역학 커리큘럼이 생소하거나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즉, IT 분야를 전공한 학생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연구주제를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과 접목시키기는 했으나, 한국 문화와 남북한 관계 등의 인문사회과학적 과목을 공부하고 학위논문까지 작성하려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난관 가운데서도,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학 석사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입생 확보와 확대를 통한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한국과 이해관계가 높아서 한국학 수요가 넘쳐나는 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어 학습 수요자는 늘고 있지만, 현재의 한국학 석사과정에서 운영하는 학문 분야로 관심의 폭을 넓히는 비율은 낮다. 나아가 학문적 관심을 석사과정 진학으로 연결하는 비율은 더 소수다.

또한, 한국어 학습자의 절대 다수가 여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들의 관심사를 이어갈 수 있는 학사 구조가 절실하다는 것을 1년 반 동안의 석사과정 운영 경험을 통해 확인했다. 다시 말해, 석사과정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학습자들의 관심을 끌고 갈 수 있는 커리큘럼 개편이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칠레 취업 시장에서도 당장은 한국어 능력을 갖춘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즉, 한국어 능력이 낮더라도 '한국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 이해를 갖춘 한국학 학문 후세대' 양성에 맞춘 현 커리큘럼은 지금 당장의 현실에서는 맞지 않는 점이 나타난 것이다.

3. 한국학 석사과정의 지속가능한 대안 모색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은 지역학으로서의 한국학이라는 폭넓은 한국학 모델을 추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운영 과정에서 난점이 드러남에 따라, 아래와 같이 커리큘럼을 개편해 한국학 석사과정 운영 3차연도인 2020년 신입생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커리큘럼 개편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한국학 석사과정으로의 재편으로, 1) 한국어 영역 강화 2) 인적 자원을 활용한 저비용 구조 전환 3) 집중 강좌와 특강 중심의 학술행사를 통한 보완 구조 4) 비교한국학연구소를 통한 '쌍방향' 한국학 체계 구축으로 구체화했다.

1) 한국어 영역 강화
한국어 영역 강화는 라틴아메리카처럼 한국학 발전이 취약한 기반에서, 뚜렷한 수요를 흡수하고 한국학 석사과정 신입생으로 최대한 유도하는 전략적 측면이 있다. 가장 큰 커리큘럼의 변화는 현재 칠레에서 한국어를 학습하는 다수인 20~30대 여성을 겨냥해, 한국어 초급과정을 학습한 뒤 한국학으로 관심이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구조다. 석사과정에서 한국어 과목을 늘려, 한국어와 한국학을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구조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생 확보 측면만이 아니라, 한국어 선학습자들이 석사과정에 진학하면 석사과정생들의 한국어 능력 면에서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강사진 확보에서도 정치나 경제 등 다른 과목의 전문가를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어 강사는 칠레 현지에서도 확보가 용이한 편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칠레센트럴대학교는 2018년 말 칠레에서 유일한 세종학당의 신규 운영기관으로 지정돼, 본교 안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교육 및 관련 문화 교육이 한층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기반이 마련됐다. 아울러 기관의 한국학 활동의 공신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곧 한국학 프로그램이 단독으로 성장하기에는 열악한 여건에서, 관련 기관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한 시너지를 얻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국어 강좌가 2019년 2학기부터 학부 과정 교양필수 학점 과목 중 하나로 신설됨에 따라, 학부에서부터 한국어 강좌를 접한 학생들이 한국에 관한 관심을 바탕으로 모교의 한국학 석사과정에 진학을 고려할 수 있는 동기가 늘어났다.

2) 저비용 구조 전환: 선택과 집중
본교 한국학 석사과정에는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한국인 박사급 교수 2명이 한국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각각 한국학과 사회과학 박사학위자다. 따라서 경제나 정치, 국제관계 수업의 비중을 낮추고, 역사와 문화, 사회 등 최대한 해당 교수들의 전문 영역에 맞는 강의 과목으로 개편한다. 외부 강사 구인난, 강사료 지급에 따른 강사료 부담 등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 교수진이 비전공 분야를 강의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구조다. 학교 당국 입장에서도 이미 고용된 한국인 교수가 담당하는 과목이 늘어나면 외부 강사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학생 수가 적더라도 적은 운영비로 한국학 석사과정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본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운영하는 KF 중남미 글로벌 e-School 사업에 2018년부터 칠레 대학들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KF 글로벌 e-School 강좌는 중남미에서 활동하는 한국학 전문가들이 스페인어로 강의를 맡고 있어 언어 장벽이 없고, 주 1회 3시간 16주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학점 강좌로 인정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에 따라, 본교에서는 KF 글로벌 e-School 과목을 내년부터 석사과정의 선택과목 학점으로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구조는 강사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과목의 수강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 된다.

3) 집중 강좌와 특강 중심의 학술행사를 통한 보완 구조
커리큘럼 개편에 따라 축소되는 과목의 학문 분야는 비정기 집중 강의와 초빙 강사의 특강 등의 학술행사를 기획해 보완함으로써, 지역학으로서의 한국학 모델이라는 초기 목표를 지속하는 구조를 갖추고자 한다. 예를 들어, 2019년 하반기에 '제1회 중남미 한국학 아카데미'를 운영해서 "냉전과 화해: 새로운 한반도"라는 주제로 전문가 초청 시리즈 강좌를 여는데, 남북한 관계 과목이 한국 정치 과목과 합쳐지면서 세션이 축소된 것을 보완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강사진 부족으로 단독 과목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분야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개편된 커리큘럼의 부족함을 채우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4) 비교한국학연구소 통한 '쌍방향' 한국학 체계 구축 및 한국 연구 확산
아울러, 지속가능한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비교연구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국학이 칠레 학계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폭넓은 학문적 관심을 끌어내고 현지 학계와 소통하는 '쌍방향' 한국학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칠레는 아시아 지역 연구도 발달하지 않은 데다가 학제간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한국학 자체의 독립적, 고립적 형태로는 그 학문적 진입이 어렵다. 최근 비교한국학연구소가 최종 설립 승인됨에 따라, 교내 다른 학부와의 비교연구를 위한 협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제 한국학 석사과정과 연구가 맞물려 돌아감으로써, 석사생들에게 학업을 하면서 연구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한국학 연구 인력의 부족을 해결하면서, 한국 관련 연구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4. '강소 한국학'으로 남미 한국학 거점 대학으로 성장 기대

지금까지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 운영의 문제점들과 개선점을 내부적 개편을 중심으로 찾아봤다. 중남미 유일의 한국학 석사과정은 이 밖에도 장학금 확보, 한국과 교류 강화, 공동학위제(3학기+2학기) 도입, 취업 활로 확대, 스페인어 교재 번역 및 출판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2020년 5월에 끝나는 본교의 한국학 씨앗형 사업 이후 대책 마련도 중요한 문제다. 이에 따라, 현지 여건에 맞는 석사과정 운영이 필요한데, 칠레센트럴대학교는 지난 1년 반 남짓한 경험을 통해 그에 맞는 중/단기적으로 생존 가능한 한국학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심인 석사과정의 학제 개편은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한국학 열세 지역 라틴아메리카에서의 한국학은 지속가능성이 최우선 과제이며, 강소국 전략처럼 '강소 한국학', 곧 '작지만 강한 한국학'이 모델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델도 자생 가능한 구조로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칠레센트럴대학교 한국학 석사과정이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학 대학원 과정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본교가 남미 한국학 거점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 2019년도 한국학국제학술회의 발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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