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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러시아 내 한국바로알리기사업 추진 현황

정창윤 사진
정창윤
국립국제교육원, 교육연구사
로스토프나도누 한국교육원 원장으로 임명받고 2015년 8월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부임했다가 현지 사정으로 2015년 12월부터 주러시아대사관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당시 대사관에는 교육관이 없어서 교육부 파견 공무원인 내가 대사관의 교육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대사관의 교육업무는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해외 한국어 채택사업, CIS 지역 한국어 교육 지원 사업, 국립국제교육원 주관 정부초청장학생 선발, 국비유학생 관리, 재외동포재단 한글학교 지원 사업 등 다양하고 광범위했다. 관할 지역도 매우 넓어서 중앙, 남부, 북캅카스, 볼가, 우랄 연방 관구 등 러시아 전체 8개 관구 중 5개 관구, 러시아 전체 85개 연방주체 중 53개 연방주체를 담당하게 되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추진하는 한국바로알리기사업도 담당하게 되었는데 재외교육기관장 연수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해본 내용이지만 많은 업무 속에서 러시아에 한국을 바로 알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업무 현황을 잘 파악하고 최선을 다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대사관에서는 러시아 교과서 내 한국 관련 내용 개선을 위해서 러시아 교과서 출판사를 방문하거나 출판사에 공문을 보내는 등 러시아 교과서 오류 시정 활동을 하고 있었다. 나에게도 ‘루스꼬에 슬라바’ 출판사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고 출판사 부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 관련 내용 개선을 요청하였다. 러시아 교과서 출판사에서는 우리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경청하였고, 가능한 범위에서 오류 사항을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 방문을 통해 자신감이 생겼고,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기로 다짐했다.

외교부에서도 외국 교과서 한국 관련 내용 개선 상·하반기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등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동 사업에는 위에서 언급한 러시아 교과서 내 한국 관련 내용 개선뿐 아니라 양국 교과서 제도 이해와 교과서 전문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한국학중앙연구원-러시아교육아카데미 교과서 세미나”(이하, AKS-RAE 교과서 세미나) 사업도 있었다. 2015년에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초청으로 러시아 교과서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여 AKS-RAE 교과서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2016년에는 모스크바에서 개최할 차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바로알리기사업실의 장기홍 연구원을 통해 2015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러시아교육아카데미 원장 보좌관을 소개받았고, 보좌관과의 면담을 통해 2016년 AKS-RAE 교과서 세미나 개최 문제에 대해 협의하였다. 수차례의 협의를 통해서 대주제와 소주제, 발표자, 일정, 준비사항 등에 대해 합의하였고, 모스크바에서 2016 AKS-RAE 교과서 세미나가 개최되도록 지원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큰 보람이 되었다.

2016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에는 외교부에 두 가지 사업을 건의하였다. 하나는 러시아 교과서 관계자를 한국에 초청하여 한국의 발전상을 직접 체험하게 하고, 한국 관련 긍정적 내용이 교과서 편찬에 반영되게 하는 사업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러시아 교사들을 위한 한국 관련 보조교재를 제작하는 사업이었다. 러시아 역사 및 세계사 교과서 개편 방향이 러시아사 중심으로 바뀌면서 교과서에 한국 관련 내용을 추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현장에 있는 교사에게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보조교재를 보급하여 학생들에게 한국 관련 내용을 가르치게 하고 싶었다.

외교부에서 예산을 지원해 주어서 러시아 교과서 출판사인 ‘프로스베세니에’ 인문센터 소장 등 2명을 한국에 초청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러시아 교사들을 위한 한국 관련 보조교재 제작은 러시아 교과서 관계자들 간의 의견 불일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다행히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바로알리기사업실에서 수행한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던 ‘프로스베세니에’ 인문센터 소장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초판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2017년에는 한국에서 AKS-RAE 교과서 세미나를 개최할 차례가 되었고, 러시아에서는 4명이 참가하기로 하였으나, 갑자기 러시아 교육 아카데미 측 사정으로 항공료 1명분만 확보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마침 러시아 교과서 관계자 초청 예산 잔액이 남아 있어 대사님께 AKS-RAE 교과서 세미나 추진의 어려운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동 예산 지원을 허락하셔서 2명의 항공료를 지원하였고 2017 한-러 교과서 세미나가 무사히 개최될 수 있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2018년에도 외교부에 요청하여 교과서 관계자 초청과 러시아 교사들을 위한 한국 관련 보조교재 제작 예산을 확보하였다. 2017년에는 간부급 교과서 관계자를 한국 초청했다면, 2018년에는 실제 보조교재 제작에 참여했던 저자들을 초청했다. 보조교재 저자들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였고, 방문 후 한국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제고되었으며,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앞으로 이들이 쓰는 교과서에는 한국 관련 내용에 오류가 없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수록될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보조교재도 2017년에 지리, 문화 관련 내용 소개에 역사, 정치, 사회 관련 내용을 추가하여 내용이 보강되었으며, 이 교재를 활용하여 러시아 학교에서 한국에 대한 수업이 진행된다고 생각하니 자식을 낳은 것처럼 기쁘고 보조교재가 예뻐 보였다.

지면이 짧은 관계로 러시아 내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 추진의 세부 경과와 고충에 대해 전부 기술할 수는 없으나 대략적으로나마 그동안의 추진 현황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국토 면적이 가장 큰 나라이고, 러시아인은 자존심, 인내와 끈기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러시아에 한국을 바로 알리려면 러시아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인내하면서 그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바로알리기사업을 통해 러시아에 한국을 바로 알릴 뿐 아니라 한국과 러시아 국민들 상호 간의 이해가 제고되고,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기원해 본다.
2018년 한국학중앙연구원-러시아교육아카데미 교과서 세미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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