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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해외에서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제안

한국은 아직 대다수 호주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국가이다. 최근 큰 노력이 있긴 했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는 다른 해외 국가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이유와 최근의 시도가 효과적이지 못했던 원인을 밝힘과 동시에 전적으로 잘못 설정된 방향을 지적하고자 한다. 호주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유한 특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더욱 세심한 접근법으로 다가가면 한국 문화도 다른 아시아 문화처럼 자리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우선 최근 이뤄진 한국 문화 홍보가 호주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아야 한다. 요즘에는 많은 아시아계 호주인이 있고 아시아 혈통을 가진 호주 젊은이들은 이미 한국을 잘 알기 때문에 여기서 언급하는 호주인은 아시아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지칭한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교류가 많지 않았던 호주인은 일반적으로 중국 또는 일본 문화와 한국 문화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하지만 동아시아 기타 국가들의 경우 수 세기 전부터 서양에 노출되어 서양인들은 한국 문화보다 이들 문화에 익숙하며 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한국은 보통 남북 갈등이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금까지, 북한의 정치적 활동은 미디어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관심사였다. 북한을 뺀 한국은 어떤 면에서도 그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호주인이 일상에서 접하는 한국은 자동차, 전자제품, 가정용품 등의 기술력뿐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앞서있으며 한국의 우수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호주인은 한국 제품 구매를 망설인다. 한국 브랜드로 친밀하게 다가서는 것이 한국 이미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들 제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한국 문화는 거의 없다.

한국 문화를 알리려는 최근의 노력에 있어 주요 문제는 문화 배분의 불균형이며 상당 부분이 “한류”에 치중되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문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받아들여지는 데 걸림돌이 된다. 한국 정부는 무엇보다 대중문화가 일종의 트렌드이고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케이팝의 기원은 결국 미국 팝 문화이며 그 자체로 한국 문화가 될 수 없는 미묘한 존재이다. 한국 대중음악 산업은 미국과 일본에서 나타나는 제도적인 남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95년 발표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은 Cypress Hill의 “Insane in the Brain”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비슷하다. 최근 사례를 보면 2013년 소녀시대가 발표한 “I Got a Boy”는 음악 평론가로부터 “진보적이다”, “획기적이다”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실은 2012년 영국 가수 Katy Tiz가 “Shiner on Ya”라는 타이틀로 녹음했었다. 게다가 3명의 유럽인이 작곡한 이 곡은 소녀시대 멤버의 보컬과 댄스 공연을 빼면 작곡과 제작에 직접 공헌한 바가 없다. 모든 케이팝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아니며 음악 산업 뒤에 가려진 복잡한 제작 비즈니스를 보여줌으로써 음악 그 자체가 장기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로 이어질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규모가 작은 그룹일수록 쉽게 대중성을 잃고 계약 기간, 조건 등에 있어 가수와 회사 간에 불편한 의견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 산업이 가진 일회성과 비윤리성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에 투입되고 있는 자금과 홍보를 줄이는 것이 마땅하다. 이는 한국 문화에 대한 국제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호주인이 한국과 이웃 국가를 비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문화 홍보 방식을 되돌아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호주인은 일본 하면 사무라이, 게이샤, 벚꽃, 전통문화를 떠올린다. 과거 양국 사이에 역사적 갈등이 있었지만, 호주인 대다수는 예전 분쟁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한다. 누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이런 문제의 경우 국제적 관심과 개입은 피해야 한다. 한국은 멋진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음식이 그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일부일 뿐이다. 전통문화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한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좋은 출발점이 된다. 한국 청자는 최고의 중국 도자기와 견줄 정도로 우수하다. 조선 시대 왕들과 관리들의 초상화는 매우 정밀해서 “머리카락 한 올까지 잡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작품 중 어느 한 점도 캔버라의 호주 국립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지 않다. 이는 아주 부끄러운 일이며 이런 상황 가운데 호주 시민이 한국 예술을 접할 길은 없다. 물론 다른 주에 있는 갤러리나 기관에 전시할 수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풍물이나 사물놀이는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워서 아이들에게 재미난 경험을 줄 수 있다. 한국에서 전통문화의 보존과 보급은 지속해서 개선해야 하는 또 다른 하나의 영역이다. 한국 문화 홍보에 있어 한국의 국제 연구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말할 나위 없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한국 청년들과 해외로 이주한 한국인들은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한국인을 만나게 될 때 반드시 받게 되는 첫 질문은 “왜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느냐?”이다. 일본인은 외국인이 일본 문화에 관심을 보일 때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미국과 유럽의 현대적이고 세계화한 문화에는 관심이 많지만, 자신들의 전통문화에는 무관심해 보인다. 호주에서 열린 국제행사에 한국 부스를 운영했던 한국 소녀는 보여주는 것이 거의 없었고 한국 문화에 더 친숙해질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깊이 있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즉각적인 제안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 점은 한국이 직면한 국내 이슈이고 세대 문제로 보인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불고기 같은 음식을 외국인과 공유하려 하지 않으며, 이런 점은 한국에 대한 국제적 무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대중문화 트렌드를 자본화하자는 데에는 찬반 논란이 있지만,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한류에서 온다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탄탄한 기반 위에서 장기적으로 한국 문화를 이해시키려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전통문화와 한국의 고유한 유산을 알리기 위해서 자금과 노력을 집중하고 이를 미래를 위한 궁극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수상]
Lachlan Hill

(활동국가 :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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