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포커스

1986부터 1988년 사이 한국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는데, 주 요인은 유가 하락, 달러화의 약세, 낮은 금리 등 세계시장의 변화였습니다. 세계 주요 통화들 대비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세계시장에서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갔고 유가 하락 덕에 원자재 비용을 줄일 수 있었으며, 낮은 금리는 외채 상환 부담을 줄여주었습니다. 소위 ‘3저 호황’ 덕에 한국은 1876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무역흑자를 기록했습니다. 1970년대 신흥공업국가(NICs) 중 하나로 불렸던 한국은 이 기간에 새로운 차원의 성공에 도달한 것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급격한 성장 실적만큼 수차례 경제위기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고도성장’ 궤도에 오른 1965년부터 1980년까지의 약 15년을 살펴보아도, 세 번의 급격한 경기하락이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의 공식추계에서 이에 해당하는 각 경기순환의 최저점은 1972년5월, 1975년6월, 1980년12월입니다. 특히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는 제2차 오일쇼크라는 외부적 요인에 더해 1970년대에 추진했던 중화학공업화 과정에서 생긴 광범위한 과잉중복투자로 말미암아 이 부문 기업들이 부실화되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1년 후인 1997년에 전례 없는 경제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강타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한국에 불어 닥쳤고, 당시 1993년 이후 급속히 진행된 개방화의 여파로 외적 충격에 취약한 상태에 있던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격감했습니다. 결국 국가 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전례 없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상황을 전체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개혁이 필요했고, 당시 김대중 정부가 실시한 개혁 조치는 금융산업 구조조정, 기업지배구조 개혁, 금융시장 자유화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거나 조정하고 금융기관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을 준수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기업들로 하여금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부채비율을 낮추도록 유도했으며, 대기업 계열사들 간의 상호지불보증을 철폐하도록 하고 기업교환을 통해 중복 업종의 재편을 꾀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외환거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인의 주식투자 한도를 폐지하여 사실상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였습니다. 정부의 노력과는 별개로 민간부문에서도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외채를 갚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이 운동에 참여한 수백만 명의 시민들은 은행에 가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금을 팔거나 기증함으로써 국가에 필요한 달러를 조달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한국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수출 증가, 그리고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으로 외채를 조기상환하고 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났습니다. 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택되었던 다양한 개혁 정책들은 법과 제도로 정착되어 훗날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틀을 형성했습니다. 이후에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어나가며, 2007~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도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극복했습니다.

한국은 식민통치와 전쟁이라는 재앙을 이기고 놀랄 만큼 짧은 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한 세대도 지나기 전에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나라는 오직 한국뿐입니다. 2015년 기준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계 11위, 1인당 국내총생산에서는 26위를 기록했고, 세계 5위의 수출국이자 9위의 수입국입니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전자제품과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제품, 선박이며 주요 재벌기업 중엔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등이 있습니다. 2017년 현재 한국은 소득 불평등과 고용불안정, 재벌 체제의 공고화 문제 등을 해결해 경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해 신성장 동력산업을 발굴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진력하고 있습니다.

Korea in the World
외국인들이 짧은 시간에 다른 나라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Korea in the World (세계와 함께하는 한국)는 한국을 잘 알지 못하는 교육자들을 위한 요약적 한국 소개서입니다.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한국의 중요한 역사적, 문화적, 정치·경제적 발자취를 모아 간명하게 설명하였습니다. 한국을 교과서 안에 넣고 싶은 교과서 집필자와 수업에서 다루고 싶은 교사들에게 최적화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