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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지 통신원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바로 알리기

한국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한국에 대해서 얼마나 아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가 아니라 한국 자체를 알아야 한국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자체를 아는 것은 한국에 대해서 매일 궁금해하고 경험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한국의 위치, 인구, 전통 음식, 주거 등의 정보를 가지고 한국을 이해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한국에 대한 지식뿐입니다.

우리 도시에는 꽃집이 많습니다. 거기 들어서면 늘 온갖 종류의 꽃들에서 풍기는 아름답고 싱그러운 꽃향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게 중의 어떤 가게는 아름답고 화려한 꽃들이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향기가 없습니다. 웬일인가 싶어 한번은 가 보았더니, 그 가게에 향기가 없는 이유는 조화(造花)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조화를 너무나 잘 만들어서 마치 생화(生花)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생화와 조화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향기가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조화는 또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생명이 없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싱싱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여도 조화는 생명이 없습니다. 생화와 조화는 엄청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자체를 아는 것과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것도 서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자체를 깊이 아는 것에는 생명이 있고 감정도 있습니다. 반면에,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것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현재 정보시대에 카자흐스탄 국민의 약 70%는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매일 이용합니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받는 것은 비밀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정보의 정확성을 신뢰합니다. 최근에 한류 열풍이 퍼지고 있어서 한국 사이트와 많은 정보와 재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정보를 다 믿을 수 있을까요?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보만 가지고 한국을 바로 알고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때로는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그 나라를 방문했던 사람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혹은 네트워크나 입소문을 통해서 전 세계에 퍼진 정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얻는 지식은 불확실하거나 부족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한 이해가 왜곡되거나 오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한 나라를 이해하려면 본인의 생각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그 나라에 대해서 단순한 지식만을 얻으려고 하는지 아니면 그 나라에 대해 보다 깊은 지식을 얻으려고 하는지 먼저 본인이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 깊은 지식을 얻으려면 무엇보다도 그 나라 언어를 배우고 문화와 사고방식, 풍습과 전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 국가의 종교적인 신념과 가치를 존중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 간의 상호관계를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카자흐스탄 공화국은 다민족국가이며, 오래전부터 150여 민족이 사이좋게 살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정부는 민족 간 차별 없이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서로 도와주며, 서로 존중하며 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지내오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민족과 한민족은 오래전부터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이는 고고학적으로 문화의 유사성과 두 나라의 언어가 알타이 그룹에 속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실크로드를 통해서 고대 카자흐스탄과 한국은 만나게 되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역사과학 박사 Kim Herman은 «두 국가는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데, 첫 번째는 두 국가 모두 동양 문화에 속해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두 국가 모두 과거에 식민지를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카자흐스탄 민족과 더 가깝다»고 합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자크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고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 평가하며, 한국 브랜드와 의료에 대해 큰 신뢰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 드라마, 음악, K-pop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 교육 수준이 높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젊은이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으로 유학 가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카자흐스탄에 사는 고려인은 어떨까요? 카자흐스탄의 한민족은 자신을 고려인이라고 부르며, 카자흐스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민족 중에서 하나입니다. 1937년에 스탈린 정부는 한민족이 일본의 간첩이며 ‘소련의 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극동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많은 사람이 기차로 이송되던 도중에 사망했지만, 그들은 제대로 된 장례도 치르지 못했습니다. 군인들은 열차의 정차역에서 시체를 떨어뜨렸습니다. 또한, 한민족은 아무런 권리도 없고 가고 싶은 곳으로 이사할 수도 없었습니다. 스탈린 정부는 그들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시기는 모든 한민족에게 가장 비극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조부모님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그 시절을 회상합니다.

한민족은 중앙아시아에서 아무것도 없었지만 근면하고 착하고 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었고,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한민족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한민족과 우즈베크와 카자크 사람들이 서로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들은 한민족에게 음식과 집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다른 많은 한민족이 그러하듯이 우리 가족은 우즈베크와 카자크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제 조부모님은 한국어를 아셨지만, 그 당시에는 한국어 학교가 없었고 한국 이름과 한국어를 쓰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은 한국어를 배우지 못했고, 지금은 젊은 사람들은 한국어를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나는 누군가? 라는 질문을 하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사는 한민족과 다른 고려인이라 불리지만 우리는 같은 한민족으로서 조금이나마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 고려인들은 다른 민족들과 비교할 때 매우 적은 소수만 한국어를 배우려고 합니다.

몇 년 전, 저는 고려인들에게 자신의 자녀들이 한국어를 배우도록 하겠냐는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많은 고려인이 한국을 자신의 조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도록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아주 슬픈 결과였습니다. 오히려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 재외동포들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줌으로써 고려인들은 한국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자랑스러운 마음이 생겼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록 다른 나라에서 살고, 사는 것이 아무리 달라도, 사람은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저희 할머니도 그러셨고 저희 부모님도 그러합니다. 저희 할머니는 한국을 멀리서 바라보시며 다른 세상으로 이미 가셨지만, 저희 부모님은 한국의 도움으로 작년에 그리운 고향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감사해 하고,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한국어 교사입니다. 1994년에 제가 살고 있었던 남카자흐스탄에 있는 작은 도시로 한국 선교사님들이 처음 들어 오셨을 때 저는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비로소 생겼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 수는 50명쯤이어서 작은 강당을 빌려서 수업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아주 많고 칠판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와 제 친구는 항상 칠판 앞으로 다가가서 쭈그려 앉은 채 한글을 썼습니다. 비록 너무나 불편했지만, 모국어를 배울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에 견디면서 계속 배웠습니다.

그때는 한국과 한국인을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국어를 배울 수 있는 것이 저에게는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떡처럼 아주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아직도 계속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동안 여러 분야의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선교사, 사업가, 교사, 의사, 젊은이와 어르신, 학생과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한국인들은 마음이 따뜻하고, 부지런하고, 똑똑하고, 항상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음을 마음으로 느꼈습니다. 그렇게 보면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제일 효과적인 방법은 대인관계입니다. 누구나 다른 나라에 가면 마치 자기 나라에서 파견된 대사가 된 것처럼 생각합니다. 현지인들이 그 사람을 보고 교제를 나눌 때 그 사람을 통해서 그 나라에 대한 첫인상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 본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내성적이고 무관심하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회사문화를 보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3년 동안 카자크 남쪽에서 건설업을 하는 한국건설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모든 직원이 한 가족처럼 사이좋게 살면서 일했습니다. 서로 보살펴 주고 존중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국 직원들이 제 컴퓨터에 “힘내세요, 파이팅!”이라는 메모를 붙이면서 격려해 줬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은 일 중독자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것을 다른 관점에서 «한국인의 저력»이라고 봅니다. 5000년 역사동안 한국은 자기 땅에서 약 천 번의 전쟁을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부지런한 국민성 때문에 온 세계가 놀라는 ‘한강의 기적’을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한국 사람과의 대인관계는 한국 자체를 이해하기에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마치 살아 있고 아름다운 생화같이 개인적인 교제와 관계를 통해서 가슴으로 서로를 이해하려고 할 때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시에는 한국인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다른 다양한 방법과 수단이 많이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도시마다 고려인협회가 있고, 알마티 교육원과 아스타나 문화원도 있습니다. 제가 사는 카라간다시에 옐도스 교육센터가 있는데, 저는 그곳에서 9년 동안 한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직업을 좋아하고, 또 한국어 보급에도 이바지를 할 수 있어 아주 기쁩니다. 한국어 교사로서 한국 문화, 사고방식, 전통, 풍습, 역사에 대해서 접하지 않는다면 한국어를 가르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통 체험 사진
학생들이 한국에 갈 때 문화적인 충격을 받지 않게 하려고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의 문화와 전통, 역사에 관해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김치 day, 김밥 함께 만들기, 한복 체험, 한국 드라마 관람, 한국 전통 체험(결혼식, 연극 등), 한국 게임하기 (윷놀이, 공기, 이름 쌓기 게임, 홍삼 게임 등)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터넷을 통해서 친구들을 사귀며 차트 하거나 한국 드라마와 쇼를 보면서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저는 «비정상 회담»이란 쇼를 재미있게 봅니다. 한국인들과 외국인이 함께 하는 회담을 통해서, 저는 한국을 더 많이 이해하고, 또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한 나라를 이해하려면 먼저 문화가 좋다 나쁘다를 따지지 말고, 먼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나쁜 문화는 없습니다. 단지 다른 문화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떤 나라에 가서 살려면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처럼 먼저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다음은 대인관계입니다. 물론, 그 나라의 언어를 모르면 소통이 안 돼서 그 나라를 이해하기가 힘들게 됩니다.

그래서 언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다 같은 지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리아나» 그룹 노래 가사에 따르면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더 살기 좋도록 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그렇게 활짝 열려 있어야 서로를 철저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언젠가 마음속에서 한국이라는 아름다운 꽃이 피면 한국의 맛, 색과 향기를 잘 느끼게 될 것입니다.

글 | 김올가
(활동국가: 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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