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근대화론


한국사회의 자본주의화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거치면서 이루어졌다는 논리로, 일제의 식민지배를 수탈보다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는 견해이다. 1980년대 일본의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식민지배의 긍정성을 강조하여 결국 일제의 침략행위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식민지근대화론은 한국사회의 자체적인 자본주의 발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으며, 한국 전근대사회의 정체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제 식민사관과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식민지근대화론은 1980년대 중반이후 일본에서 제기된 문제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1945년 해방이후 한국의 공업화, 경제성장의 원인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이 문제에 대해 한국의 경제성장이 일제 식민지시대에 있었던 철도, 토지조사사업 등 한국(조선)의 근대화 정책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졌다는 것이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의 주장이며, 일본의 학자들과 한국의 일부 학자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해 수탈보다는 개발이라는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식민지배의 정당화로 연결될 수 있는 문제였으며, 이에 따라 한국 역사학계에서 많은 학자들이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였다. 비판의 주요한 내용은 일제의 식민지배정책을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으로, 일제의 식민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냐는 사실이 본질적인 문제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었다.

일본이 한국에 도로, 철도 등 여러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토지조사사업 등을 벌여 토지제도를 근대적으로 바꾼 것은 결국 일본의 사회 경제적 수탈의 편리를 위한 것이었으며, 1930년대 이후의 소위 공업화 역시 일본이 중국 대륙침략을 준비하며 전쟁준비를 위한 군수공업을 일으킨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경제관련 분야에서 근대화를 위한 개발이 이루어졌더라도 수탈을 위한 준비작업으로서의 개발이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으며, 정치와 사회문화 등 다른 분야에서의 발전이 없었다는 점은 무시하고 경제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은 왜곡된 인식에 불과하다.

또한 설사 일본에 의해 근대화와 개발이 이루어졌더라도 일본이라는 외세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주권국가에 대한 국권침해차원에서 정당화될 수 없다.

일제강점기동안 한국에서 이루어진 근대화와 개발의 목적이 사회 경제적 수탈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 외에도 식민지근대화론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러한 주장이 한국사회의 정체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제가 한국을 강점하기 이전의 한국사회는 전근대적 전통사회였다는 것인데, 이는 조선 후기부터 한말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한국의 자주적인 근대화 역량을 부정하는 것이다. 한국이 서구나 일본에 비해 근대화의 속도가 느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는 상대적인 발전 정도에 한정되는 것이지 발전 방향에 있어서는 동일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 관련 오류사례(외국 교과서) **

① 호주,「호주 이웃의 이해-극동 아시아와 동남 아시아의 소개」, 닉 나이트,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
일본은 식민지인 한국과 대만의 산업화를 가져다주었는데, 일본 통치하에서 그들은 급속한 산업발전을 경험하였다. 이 식민지들의 산업기반이 구축되었고, 도로와 철도와 같은 인프라가 발달되었으며 급속한 교육의 확산이 있었다. … 대만과 남한의 엘리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후 일본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잘 발달된 물질적 교육적 인프라를 물려받았을 뿐 아니라 1960년과 70년 사이의 부흥하는 역동적 경제상황 속에서 지난 식민지 경제문화와의 연계가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② 호주,「살아있는 아시아」(Asia Alive), 아네트 치드제이(Annette Chidzey)&제닌 밸마드(Geanine Valmadre), 호더 에듀케이션(Hodder Education), 1995
35년간의 일본 점령기 동안 한국은 경제발전을 이루었으나, 일본인의 가혹한 통치에 대한 아픈 기억이 남아있다.”

③ 러시아,「20세기의 세계사」, N.V.자글라진, 루스꼬예 슬로바 출판사, 2005
“(신흥공업국의 발전배경을 설명하며) … 남한과 타이완 역시 특별한 환경 속에 위치해있다. 이미 전쟁 이전에, 그리고 특히 그들이 일본의 식민지로 있을 때인 전쟁시기에 일본은 자국 군대 후방의 서비스시스템인 산업의 시초 및 수송 하부구조를 만들었다.